2012년, 미국 LPGA투어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김인경프로가 마지막 퍼트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인경프로는 메이저대회 첫승을 눈앞에 뒀다.
최종일 최종홀에서 36센치거리의 파퍼트만 넣으면 우승은 그녀의 몫이었다.
(신문에서는 보통 30센치 라고 말하는데, 정확히는 36이라고 함)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jELnYC47sWN2Uj4XDdpPzPolCEr0cWhzbbBc0OOyJZxZZHWSVd5snjBPK0RkMXex76kHkTv6QNz3wvhpoD-a8h2WLNsXPbc1TAnF7440wNU_1xYWCglUxSRcQA5V8XOXOt6i_8fsomkMA/s320/image.png)
홀위치가 그림자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서
빨간색으로 표시를 했는데불과 36센치 거리의 퍼팅이었는데...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jbm28m3DCOcaE_p21VTjAY-FBH0QyXXE6NhD82dY8qXdYWVmkqJjEdK5U6iAA60OyGe03ND_uQY_ZGEvGUV5gos9YpC-qFppG84Q7AVL3Kv2m0iz-u8YWFHvL3m62OUblTsNyccS88RGo/s320/image.png)
그녀의 볼은 홀컵을 돌아 나왔다.
골퍼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실수를 한 까닭에
연장전에 돌입했고결국 우승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캐디가 위로의 말을 하고 있으나그 짧은 거리를 넣지 못한 그녀의 자괴감을
캐디의 말로서는 충분히 위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h0lEghLdnbUk2Jk1wBOku4QxiMxWsWcm4WdbSXFggpJi-3YpZoUeb9jPwpplWZ5SeMY5qlR8r4_eB3_oLZfMYan0z3n8DmI6eEZCBn3GFLQhlJXxYfPH2lHYJOjHHHJFdfKmClKn2Ttgc/s320/image.png)
그 후 한 때 방황하였다고 하나
5년뒤 김인경프로는 2017년 6월에 열린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우승하였다.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hA2Kozx5W-cQKCE1DUKvvNrDcWU3asdeuxBy8Ejo6X3miN-LgM0OI0NA3BZFfcmx-emV6fDNOCsxpSQ5Po_6T8c6ujG5v85W-LpfNg8wRP4WpMofJqPByFH5ys9weC2B2yFqfsGH2cUp4/s400/image.png)
그 후로 그 해 LPGA 진출 10년 만에 첫 메이저 우승의 감격도 안았다.
한마디로 2017년도는 김인경프로의 해였다.
골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김인경 프로가 숍라이트클래식 대회에서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한 말 때문이다.
“어차피 호랑이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이런 말을 듣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울컥한 마음을 진정하느라 담배 한 대를 피워가며
목까지 차오르는 감정을 꾹꾹 삭혀야 했다.
그 말이 내게는 꽤나 가슴에 와닿는 말이었다.
생각해 보면 학창시절에는 뚜렷한 목표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공부한답시고 애썼고
회사생활은 지금도 그렇지만꼭 성공해야 겠다거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뭐 그렇게 처절하게 사는 삶은 아니었지만그래도 정신없이 보낸 세월들 이다.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가버린 나의 한창 젊은 시절들 때문이었을까.
처절하게 투쟁적인 삶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그렇게 크지는 않으나 좀 되는 호랑이가
뒤에서 쫒아온다는 일말의 그런 느낌은 가지고 살았을 것이다.
그동안 삶의 단편들을 돌이켜보면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것도 아니었는데
뭐 그리 여유없는 생활을 했었는지에 대한 회한이었을까.
결코 예쁘장하게 생기지 않은 김인경프로의 그 말은그 후 종종 생각나곤 한다.
며칠전, 그저께다.
그동안 런링머신에서 8키로 속도로 4분을 뛰고 10키로 속도로 1분 뛰는 것으로
연습하다가 속도를 올려서 10키로로 3분을 뛰고 12키로로 1분을 뛰어 봤다.
12키로로 좀 뛰는 것은 10키로 속도가 좀 낮게 느껴지기 위해서이다.
뛸만 했으나 두번째 반복하고 났을 때, 명치 5센치정도 위의 왼쪽 가슴에 통증이 왔다.
지금은 괜찬으나 심근경색, 동맥경화, 뇌경색....이런말이 떠오르고
괜히 좀 무섭고 걱정이 됐다.
기왕에 마라톤 연습을 하는 김에 가능하면 빨리 속도를,
마라톤 기록을 빨리 올려 보겠다고 무리한 도전을 한 것일까.
애당초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것인데
기록에 연연해 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도전은 좋으나이루지 못했다고 하여 좌절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아예 도전을 훗날로 미뤘다고하여
역시 좌절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라톤 문제도 어차피
호랑이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것도 아니지 않은가.
까짓거 천천히 가도 누가 뭐랄 사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