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2018

1970년대 중랑천 뚝방의 추억

어렸을적에 서울 변두리인 중화동에 살았었다.
그러니까 1970년대 중, 고등학교 시기를 중랑천 근방에 있는 중화동에서 보냈다.

중랑천가에 뚝방이 있었는데, 당시 그 뚝방이 어디까지 연결되는지는 몰랐지만

중랑교에서 태릉 전까지 다다르는 뚝방이 내 머리속에 있다.

내 기억속에 있는 중랑천 뚝방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사진이다. 

흑백사진이라 그런지 옛날 느낌이 난다












장안중학교라는 중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 등하교를 저 뚝방으로 했다.

여름에 더울 때나, 엄동설한 겨울에 눈이 쌓이고, 
매서운 강 칼바람이 불 때도거의 일년 365일을 저 뚝방으로 다녔다.
그 때는 엄청 멀었던거 같은데 지금 지도로 거리를 재보면
대략 3키로 정도의 거리를 중랑천 뚝방위로 걸어서 통학했다.
그리고 밤에는 뚝방위에서 달리기를 꽤 자주 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모르는 분의 중량천 뚝방사진인데 1980년대라고 한다.
왼쪽사진은 뚝방위의 내가 뛰어 다니던 길이 잘 보이고,

오른쪽 사진은 중랑천 모양이 좀 보인다.

언젠가 중량천가를 이쁘게 정비한다면서 포풀러 나무를 엄청 심었다.

여름이면 그 나무에서 송충이들이 엄청 나와서 
뚝방을 걸어서 중학교에 가고 올 때면 송충이 때문에 고로왔다.
밟고 지나가야 할 만큼 뚝방 전체를 송충이가 뒤엎었기 때문이다.

여름철 비가 올 때면 
뚝방 아래 강가쪽으로 걸어서 엄청 많은 개구리를 잡아가며 집에 오곤 했다.

하교길에는 종종 깡패들이 뚝방의 강가쪽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뚝방길로 하교하는 애들한테 삥을 뜯곤 했는데
나도 하교길에 몇번 당했고, 나중에는 내려 오라는 손짓을 하면
잡을라면 잡아보라고 뚝방길로 냅다 뛰어서 도망갔다.
그러고 보면 달리기에 자신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가 신설동에 있어서 등하교를 버스로 했으나,

그래도 저 뚝방에서 달리기를 참 많이 했다.
주로 늦은 밤에 공부하다가 졸릴 때면 
중랑천 뚝방에서 달리기를 했는데, 거의 습관적으로 또는 규칙적으로 달렸던 것 같다.



중랑교에서 바라 본 현재의 중랑천 모습이다. 
저 앞에 경의선이 보인다.
중랑천 양 옆으로 지대가 좀 높은 부분이 남아 있어 과거 뚝방 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뚝방 길가로 도로가 생겼고,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빼곡이 들어서서

옛날과 같은 풍경은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 

눈을 감으면 무수한 날을 뛰었던 추억의 중랑천 그 뚝방길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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